김나이의 커리어 웰니스 | 번아웃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잘 지내고 계신가요 여러분?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김나이 입니다.

저는 요즘,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을 새삼 합니다. 사실 올해 1월에 <자기만의 트랙> 신간이 나오게 됐는데요, 책 홍보 하랴 스타트업 CSO 하랴 원래 제가 하는 일인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일도 잘 하랴 하다보니 정신없이 일만 하는 하루들이 계속 되고 있더라고요.

어느날 북토크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이러다 번아웃 오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번아웃은 일을 많이 한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일만 많이 할 때’ 오는 것이라고 해요. 여러분의 요즘은 어떠신가요? 일 말고, 나만의 다양한 취미나 취향을 즐길 ‘시간’, 잠깐의 틈을 갖고 계신가요? 오늘은 북토크나 1:1 커리어 세션에 오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번아웃’에 대한 이야기와 솔루션을 풀어보려 해요.

번아웃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커리어 웰니스 팁 1: 우선순위보다 ‘선택과 집중’

“매일 하루살이같이 살아가는 기분이에요.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다 밤 10시, 11시 정도에 퇴근하는데, 일이 끝나서 퇴근한다기 보다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하고 퇴근할 때가 더 많아요. 다음 날에는 처음부터 리셋,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고요. 회사 동료들도 좋고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이고 저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가끔 현타가 옵니다. 저는 가능한 오래 일하고 싶어요, 그럼 일의 맺고 끊음도 분명해야 할 것 같고 번아웃 관리도 잘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를 찾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일 욕심이 많은 분들입니다. ‘회사 일을 뭐 그렇게까지 해, 그런다고 회사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재테크나 열심히 해’ 이야기들이 주변에 들려오지만, 내가 하는 일에서 승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죠.

일을 잘 하고 싶다보면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집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 쌓이기 전까지는, 소위 말해 ‘갈아 넣는’ 기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요. 저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그렇게 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 마치고 집에 오면 지쳐서 누워 있고 주말에도 뻗어 있는 경우가 많으면, 스물스물 고민이 올라오기 마련이죠.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러다 호갱되는 것 아니야? 이렇게 일하다 번아웃 오면 내 번아웃은 누가 책임지지?’ 하고요. 이럴 때는 꼭 멈춰 서서 자신이 달리고 있는 트랙의 앞뒤를 살펴보시길 권해요.

나의 ‘열심’이 제대로 쓰이려면, 열심히만 하는 노력보다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인지, 그 일의 임팩트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누가 어떤 영향을 받는 일이며 나와 내가 일하는 회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일인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우선순위보다 선택과 집중

그래서 저는 우선순위라는 말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더 자주 건넵니다. 보통은 출근하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오늘의 투두리스트(To do List)를 쫘악 쓰고, 그 중 우선순위가 높은 일부터 해나가잖아요. 이를 한 번 더 살펴보면 결국 모든 일을 다 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거든요. 일이 도무지 끝나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번아웃을 겪게 되고, 그 이유로 일을 그만하게 되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고 더 중요한 일을 해내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나 자신과 일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이 너무 많다면, ‘나 자신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축으로 지금 하는 일을 한번 분석해보세요. 내가 하는 일을 아래 표에 채워 넣어 봅시다,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채워지고 있나요?

회사의 성장과 나의 성장

여기서 핵심은 ‘나와 회사, 양쪽 모두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입니다.

역할과 책임(role&responsibility)을 따지고 ‘네 일’ ‘내 일’ 하며 내 일이 아닌 일은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 생각해보고 '이 일을 통해 나와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 판단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나의 기준과 관점을 갖고 일하는지 여부에 따라 나 자신에게 남는 일 자산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커리어 웰니스 팁 2: 조직과 환경 돌아보기

“IT회사에서 기획 10년차입니다. 세번의 이직을 거쳐 현재 회사에서는 1년 남짓 되었는데, 책임감이 강한 편이라 해야 하는 일, 필요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자주 야근했고, 상사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마음도 컸고요.  그런데 그게 문제였을까요, 온갖 궂은 일이 저에게 몰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얼마 전, 요즘 자신의 일과 삶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R이 찾아왔습니다.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은 아니죠. 다만, 그의 조직에서는 아무도 이렇게 일하지 않는데 그 혼자서만 이렇게 일한다는 것, 이렇게 일하는 그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호갱되지 않으려면, 일하며 소모되지 않으려면 내가 일하는 환경이 나의 열심이 잘 발현될 수 있는 곳인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해요. 나, 개인 차원에서 내가 일하며 보내는 시간, 하고 있는 일 등을 살펴보는 것만큼, 나의 ‘열심’이 제대로 잘 쓰이는 조직인지 제대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저는 그에게, 회사에서는 ‘가만히 있다가는 가마니가 된다’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씁쓸하지만, 나와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들이 있는 곳이여야 그의 애씀이 더 빛날 것 같다고 하면서요. 나의 열심과 애씀을 너무 당연하게만 바라보지 않고, 그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그 다음을 논의할 수 있는 조직이 건강한 것 아닐까요.

여러분이 혹시 번아웃을 느끼고 계시다면, 내가 일하는 일터의 환경을 한번 바라보세요. 나의 열심과 애씀을 제대로 이야기 하고 있나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조직인가요? 동료의 애씀과 열심을 알고 있나요? 나와 회사의 교집합의 크기는 얼마나 큰가요?

조직과 환경 살펴보기


커리어 웰니스 팁 3: 기준을 ‘나’로 설정하기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 뿐인지…더 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뒤쳐지는 것 아닐까, 이런 마음이 커서 뭔가 더 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 계속 들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우리를 번아웃에 빠지게 하는 것은 초조함과 불안에서 비롯된 ‘더더더’ 마음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의 인정보다 남들의 인정을 받고 싶을 때 더 번아웃에 빠지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께 솔직히 고백드리면 저는 <자기만의 트랙> 출간 후, 이 책을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읽으신 분들은 어떻게 보셨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열심히 했으니 괜찮아’ 혹은 ‘원고 작업 하느라 수고했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해주거나 인정하기 보다, 베스트셀러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저보다 더 잘하는 분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위만 바라보고, 어떤 취미도 틈도 없는 일만 많이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던 어느날, 여러분들과 공유한 지난 커리어 웰니스 인터뷰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런식으로는 건강하게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없겠다, 내로남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기준을 나로 설정하기

뭔가 더 해내고 더 성장하고 싶다면,

남과 비교하거나 남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서 이 시간을 얼마나 잘 보내고 있는지,

1년이 지난 시점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지금 하는 일의 방식이 나의 일 근육을 키우는데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지

자문자답 해보면서 나에게 집중해 보시면 어떨까요.

나의 기준과 관점, 원칙을 갖고 나의 일을 바라봐 보시면 어떨까요. 그렇게 여러분만의 트랙을 한발짝씩 밟아가보길 응원합니다. 일을 잘하고 좋아하는 분들일수록 번아웃에 빠지기 마련인데, 우리 나만의 일하는 리듬을 잘 관리하면서 건강하게 지속가능하게 일해보아요.

저도 그 마음으로 여러분 옆에서 함께 뛸게요.

김나이의 커리어 웰니스 인터뷰


  1. 커리어 웰니스 인터뷰: 밑미 손하빈 대표 “건강한 나의 중심은 바로 나”

  2. 커리어 웰니스 인터뷰: 카카오페이지 류정혜 부사장 “잘 해내고 싶은 나를 위한 건강 루틴”